기부자 | 서병륜 회장 "공동의 이익을 위해 걸어온 길"
페이지정보
날짜2021-12-08 14:43 조회2,681 댓글0본문
공동의 이익을 위해
걸어온 길
농공학과 69학번 서병륜 회장
서병륜 회장이 물류와 연을 맺은 것은 1970년대 대우중공업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지게차 생산공장 마케팅팀에 발령받은 그는 당시 정체하고 있던 지게차 판매량을 향상시킬 방법을 고민했고, 해외 사례를 조사하면서 이는 정부 주도의 파렛트(pallet) 보급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당시만 헤더 파렛트는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데에만 사용되었는데 서 회장은 가벼운 물건들을 차곡차곡 쌓아 한 번에 옮길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한 것이다.
“물류발전을 위해서는 파렛트 보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득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어요. 이를 완료하지 못하면 무척 후회할 것 같아 사표를 내고 한국물류연구원을 세워 파렛트의 중요성과 도입 필요성을 알리고 다녔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일본 재팬파렛트렌탈(JPR)에서 약 5만 개의 파렛트를 지원받아 1985년, 한국파렛트풀을 설립했지요.”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렛트 렌탈 사업과 이를 중심으로 한 물류 플랫폼의 서막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1987년 이후 인건비가 크게 오르면서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파렛트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1996년 한국컨테이너풀을 창립한 서 회장은 (사)한국물류협회를 만들어 물류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변변한 계약을 따내지 못할 만큼 회사 사정은 어려웠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한 시절을 견딘 그는 마침내 20여만 개 기업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파렛트풀, 컨테이너풀 사업을 성공시켰고 그가 설립한 로지스올그룹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합물류기업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선구자로 나서고 있다.
‘공존공영’의 정신을 이어가길 바라며
물류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 혈혈단신으로 대한민국의 물류 산업의 발전을 이끈 서병륜 회장. 그는 촘촘한 물류 연결망을 만들어낸 파렛트처럼 후배들이 우리나라의 핵심 인력으로 자라 사회의 대동맥 역할을 담당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서 회장은 지난 6월 농업생명과학교육 및 연구센터 건립기금으로 2억 원의 발전기금을 쾌척했다.
“제 사무실 벽에는 ‘공존공영(共存共榮)’이란 글씨가 걸려있습니다.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한다’는 뜻의 한자성어로 다 같이 잘되는 것이 저의 인생 철학이지요. 제가 하는 사업 모델과 경영철학과 도 일치하는 말입니다. 경쟁 사회에서 후배들이 앞만 보지 말고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며 ‘공존공영’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농업생명과학대학 동창회장이기도 한 서 회장은 그동안의 물류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그로푸드 플랫폼(Agro Food Platfor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먹거리의 해외 의존도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보통신기술에 자동화·무인화 농법을 접목한 아그로푸드 플랫폼을 통해 농식물 산업을 선진화 시키고, 세계 농산물시장에 진출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뛰어난 지성을 갖춘 인재들이 모였다면 단순한 친목 도모를 넘어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문들과 미래에 각광 받을 농식품 분야 과제를 찾아 공동으로 연구·개발하며 농업 선진화에 공헌하고자 합니다. 우리 서울대인이 힘을 합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