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서울대학교발전기금 계약 직원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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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2014-06-30 09:40 조회3,528 댓글0본문
신용순 (삼민산업(주) 대표이사)
“공부하라는 소리를 해 본적이 없어요. 말을 안 해도 자기 스스로들 알아서 잘 해주었으니까요. 그래서 다른 도 으레 그러려니 했는데,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제가 복이 많은 아버지더라구요. 그저 아이들한테 고맙지요.”
지연, 준의, 필 세 자녀를 둔 아버지 신용순씨,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까지 그 긴 세 자녀의 재학기간 동안 누구도 학업무제로 속을 썩인 적이 없단다. 학원 한 번 안 다니고도 큰딸 지연 씨는 서울대 생물교육학과에, 둘째 아들 준의씨는 서울대 건축공학과에, 그리고 막내아들 선필군은 외국어대 경영학과에 차례로 입학을 한 것이다. 오히려 건강 해친다고 공부 좀 그만하라는 소리를 해야 했다니.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것도 당연하다.
“특별한 가정 교육은 없었어요. ‘좋은 습관을 기르자’는 말을 가훈처럼 자주 했지요. 공부도 좋은 습관의 일종이라면 아이들이 제 말을 잘 따라 준 셈이네요.”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직장에 적을 두지 않고 곧바로 사업을 시작, 청년 사업가로서 오직 ’젊음’과 ‘근면’에 의지해 사업을 일구어 왔다는 신용순씨.
특수 단열재등 건축 자재를 생산하는 상민산업㈜의 대표이사이자 세 자녀를 둔 중년의 아버지가 된 지금에야 ‘젊음’을 운운하기 어렵지만, ‘근면’ 하나만은 회사에서나 집안에서나 변함 없이 일관하는 생활 자세라고, 잠시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아버지의 그 부지런함과 성실을 자녀들도 보고 자랐으리라. 또 사업가로서 어쩔 수 없이 굴곡 심한 삶을 살아야 했던 아버지는, 어려운 시절에도 잘 자라주는 세 자녀들을 보면서 위안을 얻었을 것이다.
1984년에 설립한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자, 그이는 ‘속 안 썩이는’ 자녀들을 대신해서 다른 아이들에게도 시선을 돌렸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진학을 못하거나 중도에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한 것이다. 그리고 큰딸 지연씨에 이어 아들 준의씨까지 나란히 입학한 서울대학교에 대해서도 학술기금을 출연했다. 매달 30만원씩 기탁한 학술기금이 벌써 1천만원 가까이에 이른 것.
“서울대 학비가 저렴 하쟎아요. 대학생을 둘이나 둔 집에서 별달리 학비 걱정을 하지 않았으니까요. 게다가 장학금도 받고…. 그저 받은 만큼이라도 다시 환원하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일 뿐입니다.”
IMF 시기에 잠시 중단해야 했던 것이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며, 자녀들의 졸업과 상관 없이 앞으로도 학술 기금 출연을 계속 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졸업 후 변리사로 있던 큰딸 지연씨는 현재 국제변호사가 되기 위해 미국 로스쿨로 유학을 준비 중 이다. 얼마 전 제대를 한 큰아들 준의씨는 3학년 2학기 복학을 준비 중이고, 막대 아들 선필 군은 입대를 앞두고 있다. 공부하라 종용한 적 없듯이 이 세자녀의 진로 역시 각자의 자율에 맡길 테지만, 아버지로서의 당부 한 마디는 조용히 들려준다. 어쩌면 그 자신이 잊지 않고 실천해 왔을….
“무엇이 되든 혹 그 무리의 으뜸일지라도, 자신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