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스토리

Donation Story
기부스토리

기부자 |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 '나눔, 신뢰, 성공은 함께 쌓이고 순환하는 것'

페이지정보

날짜2016-01-10 13:51 조회7,612 댓글0

본문


 

 

서울 만리동의 영원무역 사옥에서 성기학 동문(무역학과 66학번)을 만난 날은 그가 해외 출장을 다녀온 지 이틀째 되던 날이었다. 

그는 한 달 남짓 남은 2013년 내에 방글라데시 출장 일정이 두 번 더 잡혀 있다고 했다. 

잦은 해외 출장을 포함한 빡빡한 일정에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묻자 “공장이 워낙 넓어서 돌아다니는 것만으로 운동이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열심히 일하다보면 저절로 하게 되는 운동, 즉 부러 하지 않았지만 얻게 되는 효과. 

성기학 동문에게는 사회공헌도 그런 것 중 하나다. 

 

사업 수완과 함께 물려받은 ‘나눔 DNA’

성기학 동문은 올해 제6회 서울대 발전공로상을 수상했다. 

아시아연구소 건립기금, 노스페이스 학술기금, 최근의 경영대학·경제학부 장학기금까지 그의 기부는 꾸준했다. 

특히 2011년 여름학기 ‘서울대학교 글로벌 봉사단’ 프로그램의 물품(항공, 숙식 등) 지원이 눈에 띈다.

 “그곳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게 많을 거예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안목을 넓히고 세계란 어떤 곳인지 경험할 기회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좋은 거죠.” 지원 의미에 대해 그는 담담하게 덧붙였다.

그는 학생들이 많은 것을 직접 경험할 것을 강조한다. 

그 역시 사업가이던 선대인 덕분에 어릴 적부터 일을 도우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이것이 사업가로 성공하는 데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나눔의 철학도 함께 물려받았다.

 “아버님께서 서울에서 출판사를 크게 하셨는데 전쟁 때 피난차 고향인 창녕에 내려갔습니다.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고향 마을이 너무 살기 어려운 형편이라 그냥 오실 수 없으셨죠. 돈 되는 작물을 재배할 요량으로 양파 농사를 시작하고 경화회를 조직했어요. 경화회는 서로 가르치고 배워서 이끌어주는 모임인데 아직도 잘 운영되고 있지요. 남을 많이 돕는 것이 집안의 전통인가봅니다.” 모두가 힘든 때 자신만의 이익을 쫒기보다 기지를 발휘해 함께 극복하는 것. 

훗날 성기학 동문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영원무역 제품의 주 생산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에 1990년 큰 홍수가 났을 때다.

 “공장이 물에 잠기고 제품도 쓸 수 없는 등 피해가 컸어요. 공장을 철수하려고 했는데 주민들이 일터를 잃지 않으려고 재건에 엄청난 노력을 들이는 걸 보고 돌아설 수 없었죠. 사실 그 홍수가 없었더라면 방글라데시 공장의 대규모 확장은 없었을 겁니다. 홍수 피해를 다시 당하지 않기 위해 공장을 더 높은 곳에 지었거든요. 지나고 보니 전화위복이 된 셈이더라고요.”그는 사람을 믿었고 위기를 함께 극복해 기회로 만들었다. 

현지 근로자로부터 얻은 신뢰는 선순환했다. 

사람들이 더욱 열심히 일하니 생산하는 의류의 품질이 좋을 수밖에 없고, 시장의 신뢰 역시 공고해졌다. 

이렇게 쌓인 신뢰는 기업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영원무역은 39년째 흑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 기업 전반의 확산에 뿌듯해

모교에 꾸준히 해오고 있는 기금 출연은 성기학 동문과 영원무역의 사회공헌 활동 중 일부다. 

월드비전, 적십자사 등을 통한 대규모 의류 지원을 비롯해 국내 산악인들의 해외 원정 지원, 제3세계 학생을 위한 교육기금 지원 등 그의 사회공헌 활동은 종류와 규모를 헤아리기 벅찰 정도다. 

인문학 강좌를 무료로 여는 (재)선농문화포럼 운영을 통해서는 인문예술학의 가치에 대한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다. 

이 모두가 그의 입장에서는 ‘하다 보니 그렇게 된’ 일이다. 더불어 환경보호에 대한 열정 또한 대단하다.

 “방글라데시에 숲을 조성해 10년 동안 가꿨습니다. 공장을 지으면 환경 파괴의 우려가 있는데 주위에 숲을 만든 것이죠. 방글라데시는 비가 많이 와서 나무가 자라는 데 좋은 조건을 가진 게 사실이지만, 숲이 생긴 후에 기후도 바뀌고 자연의 복원 능력이 얼마나 놀라운지 새삼 깨닫게 돼요. 숲 조성 활동은 다른 지역으로도 이어가고 싶습니다.”그는 직원 1인당 한 해에 열 그루의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이런 사회공헌 활동을 다른 회사들도 이어가길 바라면서. 아웃도어 관련 업체의 사회공헌 활동이 확산되고 있는 일련의 흐름은 그에게도 퍽 흐뭇한 일이다.

 

리더십과 희생정신 갖춘 인재 필요

성기학 동문은 일전에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했을 때 ‘열심히 노력하고 뜻한 바를 이루어 훗날 경제적으로 어려운 후배들에게 자신이 받은 것을 돌려주겠다’는 학생들의 수여 소감을 듣고 뿌듯했다고 한다. 

개인 차원에서 일어날 나눔의 선순환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들이 꿈을 꾸고 리더가 되기를 당부했다. 

또한 그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며 행동할 수 있도록 서울대 교육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꿈이 있어야 한다. 어려운 환경도 경험하고 극복하며 다른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리더가 됐으면 좋겠다. 글로벌 봉사단 같은 활동은 좋은 프로그램이다. 리더십과 희생정신을 기르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울대의 교육이 나아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