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스토리

Donation Story
기부스토리

기부자 | 엄병윤 회장 '사람을 생각하는 원칙주의자'

페이지정보

날짜2016-08-22 15:31 조회9,570 댓글0

본문



사람을 생각하는 원칙주의자 

엄병윤 회장_1964년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일보, 한국방송공사(KBS), 서울경제신문 기자로 활동하다 1981년 세화인쇄사, 1987년 자동차부품 제조 업체인 세림공업 (현 유라테크)을 차례로 창업했다. 유라코퍼레이션은 2015년 매출 12천억 원대의 중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맨몸으로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에 뛰어든 지 22, 엄병윤 회장에게선 생의 여러 굴곡을 한결같은 자세로 넘어온 사람의 꼿꼿함이 풍겼다. 요령이나 편법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인생을 걸어온 그에게 나눔이란 그저 맡은 일을 열심히 해 나가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다.


늘 한결같은 자세로 인생의 굽이를 넘다


반듯한 건물이 줄지어 솟은 판교 테크노밸리에 자리한 유라코퍼레이션 연구개발센터. 평택, 청주, 경주 등 우리나라 지역 곳곳과 중국, 베트남, 동유럽 등 국내외 10개국에 41개 사업장이 있지만 엄병윤 회장이 주로 머무르는 곳은 여기다.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새하얀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른 8층 집무실. 멀리 산자락이 보이는 커다란 창틀 앞에 선한 인재 장학기금출연 감사패가 펼쳐져 있었다. 지난해 엄병윤 회장은 선한 인재 이어달리기기부캠페인에 참여했다. 그가 기부한 1억 원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장학금으로 쓰인다. “기업 경영의 기본은 사람이라는 철학에 따라 국내 사회복지 시설과 해외 진출국 사회단체 등에 고루 성금을 꾸준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도 제 모교니까 관심을 안 가질 수 없었고요.”


언론인 생활 15년 동안 기르고 닦은 기자 정신과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자세가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자신을 채찍질하는 동인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사업을 들여다보면서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반성하고 비판하며 새로운 비전을 찾았지요.”


1964년 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한일보, KBS, 서울경제신문 등에서 산업경제부 기자로 일했다. 그러다 1980년 언론 통폐합 조치로 갑작스러운 해직을 당한 후 기자 시절 밴 잉크 냄새와 연관 깊은 인쇄사, 자동차 전장 부품을 제조하는 작은 회사를 차례로 세웠다. “자꾸 후회한다거나 남을 원망하는 건 성격상 안 합니다. 가능성이 있는 쪽으로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펜을 잡던 기자가 현장을 누비며 사업체를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잇따랐다. 그러나 그에게는 철학이 있었다. “물론 실수도 있고, 욕심도 있었지요. 하지만 원칙대로 투명하게 일했습니다. 인간으로서 법과 도덕을 지키고, 경영자로선 사규와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지켰죠.” 끝없이 올곧음을 추구하는 성정처럼 그가 운영하는 유라는 한결같았다. 석유파동, 외환위기, 리먼 브러더스 사태 등 어려운 시기에도 단 한 명의 인원 감축 없이 고용을 유지하며 성장했다. “제가 인복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IMF 때 자진해서 월급을 반납해준 고마운 직원들도 있었고요. 열심히 일해서 다시 실적을 올리는 원동력이 되었죠.”

 

모두의 교육과 건강가장 기본적이고 인간적인 바람


나라사랑, 회사사랑, 인류사랑이라는 사훈처럼 기업의 사회 기여는 본업에 충실한 내실 경영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엄 회장은 기부를 통한 사회 환원에도 관심이 많다. “우리 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 못 살았어요.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 하고, 목숨을 잃어야만 하는 상황을 가장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전쟁 이후 고달팠던 시절, 서울대학교가 있었던 명륜동 거리는 자동차 대신 허름한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들만이 가득했다. 학교에서도 대부분의 학생이 고학을 하며 학업을 이어갔다. 시간이 흘러, 국민 소득이 3만 달러를 바라보고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고급 자동차가 도로를 빼곡히 채우지만 순수했던 그 시절 가슴 깊이 느꼈던 안타까움은 오늘날까지 기부를 지속하는 힘이 됐다.기부를 통해 후배들에게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엄 회장은 인생 선배로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프레임에 갇히거나, 무분별하게 진영 논리에 휩쓸리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독자적인 생각으로 옳고 나쁜 걸 분간할 줄 알아야 해요. 그래서 자기만의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만일 자신이 남들보다 나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최선을 다해 그것을 밀고 나가야 해요.” 뚜렷한 원칙을 세우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가능한 노력을 다할 것. 한결같은 태도와 속도로 또박또박 세상을 걸어온 선배의 인생이 그러한 삶의 가치를 몸소 증명한다. 위기를 기회로, 땀방울을 금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는 말한다. 오늘 충실한 하루를 통해 더 나은 일생이 만들어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