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 삼불 선생의 후진양성 뜻 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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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2008-04-18 10:03 조회3,013 댓글0본문
삼불 학술기금
출연자:유성숙
( 故 김원용 교수(고고미술사학과)의 부인
의과대학 김종재 교수의 모친)
본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였던 故 김원용 교수의 후진 양성 뜻을 기리기 위해 지난 94년 설립된 ‘삼불학술기금’ 김교수의 부인인 유성숙(80)여사는 94년에 출연한 3,000만원에 이어 올해 다시 1억5천 만원을 출연했다. 이번 기금은 지난 10월 故 김원용 교수가 생전에 그렸던 그림 60여 점을 모아 개최한 전시회에서 나온 수익금 전액. 유 여사는 차남인 본교 의과대학 병리과 김종재(43)교수 등 2남1녀 자녀들과 상의한 후, 수익금 전액을 본교 고고미술사학과 장학기금 및 학술기금으로 써달라며 내 놓았다
“평소에 그려 놓았던 그림이 이렇게 뜻 깊게 쓰여질 줄 몰랐어요. 선생이 남긴 거라곤 집 한 채 뿐이라 어려운 학생들을 여유 있게 도와 주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뜻밖의 돈이 생긴 걸 보니 다 선생의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예에 능했던 남편이 생전에 남긴 그림들을 고이고이 보관해 왔다는 유여사. 요즘 부쩍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맘껏 공부하지 못하던 학생들을 안타까워하던 남편의 생전 모습이 떠오른다고,
“한번은 학생 하나가 며칠 동안 강의에 안 들어 오더래요. 수소문해서 그 학생 집을 찾아갔더니, 숨이 넘어갈 듯 가파른 산꼭대기 허름한 집에서 끼니를 거르며 있더랍니다. 그 당시엔 우리도 가난해서 선생은 중국음식을 배불리 먹여주는 것으로 학생을 다독였죠. 그런데 다음날에도 그 학생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답니다. 평소에 안 먹어보던 귀한 음식에 탈이 났던 게죠
“이 기금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희망이고 꿈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이 기금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희망이고 꿈이 되길 바란다는 차남 김종재 의대 교수. 그가 회상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이렇다.
“막내인 저에겐 한 없이 다정다감했던 아버지였지만, 학문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스스로에 대한 규칙과 규율에 있어서는 엄격한 분이셨죠. 어린이가 읽어도 잘 알 수 있는 고고학 이야기를 쓰겠다고 늘 말씀하셨는데…. 그 못 이룬 꿈 때문에 많이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죽는 날까지 완성하지 못한 일에 대해 안타까워했다는 故 김원용교수. 이처럼 그의 생전에 일은 늘 가족보다 우선이었다고.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김 교수 칠순을 맞아 해외에 나가있던 자녀들을 비롯한 모든 손자손녀들이 집을 찾았다. 평소 가족사진 하나 없었던 것을 안타까워하던 유여사는 온 가족이 모인 김에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다. 그런데 정작 김 교수는 다음날까지 마감해야 하는 원고에 빠져 온 가족이 모여 있는 거실로 나오지 않았다고. 결국 가족사진 촬영은 없던 일이 됐는데…. 가족사진 하나 없는 것이 유여사에게는 아직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다
존경 받는 학자, 스승, 아버지, 남편으로서 후회 없는 삶을 살다 가 故 김원용 교수. 유성숙 여사와 김종재 교수는 앞으로 故 김원용 교수의 뜻을 기려 만든 ‘삼불학술기금’이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에게 유용하게 쓰여지길 바란다면 따뜻한 미소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