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 故 정석규 명예 이사장(1929 – 2015) '진실로 유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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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2016-08-17 14:25 조회6,787 댓글0본문
진실로 유익한 삶
故 정석규 명예 이사장 1929 – 2015
나눔, 사회에 아름다운 유산을 남기다
역대 서울대학교 발전기금 후원자 명단에서 가장 앞자리에 있는 사람.
450억 원이 넘는 돈을 평생 기부를 통해 사회와 나눈 사람.
본인에게 쓰는 돈은 새 옷 한 벌, 남은 음식 하나 아까워하면서도 자라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기꺼이 마음 내어주셨던 아름다운 사람, 정석규 명예 이사장이 지난 5월 21일 타계하셨다.
故 정석규 명예 이사장은 1952년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태성고무화학을 설립해 국내 최초로 공업용 특수고무 제품을 양산하는 데 성공한 기술력을 갖춘 전문 경영인이었다.
우리나라 고무산업의 1인자로서 50년간 왕성히 활동하다 고희를 맞은 1998년, 그는 돌연 기업을 전문 경영인에게 매각했다. 그리고 평소 생각해 오던 부의 사회 환원을 시작했다.
본인과 가족의 힘으로 신양문화재단을 설립 후 진실한 나눔의 길을 뚜벅뚜벅 걸었다. 모두가 가난하고 배고팠던 학창 시절, 배울 수 없었던 아픔을 기억하며 그는 청년들의 학비와,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본인은 위암과 후두암 판정을 받고 외동딸과 장남이 암과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속에서도 서울대학교 병원에 난치병을 이겨내기 위한 연구비를 기부했다.
사리사욕을 채우는 재산은 사라지지만, 모두의 유익을 위해 쓰는 재산은 소멸하지 않는 가치를 남긴다.
사회에서 일군 재산을 다시 돌려놓는 것이 순리라고 믿었던 사람은 유익하고 아름다운 유산을 세상에 남겼다.
신양, 서울대학교를 비추는 빛이 되다
그는 특히 모교를 위해 적극적으로 막대한 규모의 후원을 펼쳤다.
1999년 하버드대를 방문한 이후 서울대학교에도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효율적인 교육연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그래서 2004년 2월, 故 정석규 명예 이사장의 뜻을 담은 첫 번째 학술공간인 공과대학 신양학술정보관이 탄생한다.
학문 간 균형 발전의 뜻을 넓혀 2008년에는 신양인문학술정보관, 2009년에는 사회과학대학에 제3호관을 준공했다.
이에 더해 난치병 연구기금, 공과대학 공학학술 시상기금, 기금교수 초빙기금 등 총 451억 원을 기부했다.
그는 80세가 넘어 암으로 투병하던 시기에도 공과대학 신양학술정보관 4층의 재단 사무실에 매일 출근하며 20년이 넘은 낡은 양복을 입고 학생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검소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진정한 부자는 부(富)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잘 쓰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그렇다면 故 정석규 명예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가장 큰 부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2013년 신양문화재단의 운영을 학교에 위임하며 마지막까지 무욕의 나눔을 실천했다.
“돈은 분뇨 같은 것이기 때문에 한곳에 모아두면 악취가 나지만 밭에다 고루 뿌리면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평생의 신념을 몸소 실천하고 떠난 故 정석규 명예 이사장이 드넓은 캠퍼스에 퍼뜨린 고귀한 나눔의 정신은 서울대인의 가슴 속에 오래오래 울려 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