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식 | 사회대에 매년 1천만원 장학금, 젊은이를 키우는 게 나라를 위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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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2008-04-18 10:45 조회7,009 댓글0본문
사회대에 매년 1천만원 장학금, 젊은이를 키우는 게 나라를 위한 길!
- 정민장학회 윤석헌 이사장-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데 번거롭게 무슨 자리를 마련하겠습니까? 액수도 얼마 안 되고… 그저 열심히 공부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지요.”
2005년부터 사회대 정치학과와 외교학과 대학원에 매년 1천만원의 장학금을 출연해 온 정민장학회 윤석헌 이사장. 수혜자들과의 만남이나 전달식이 없는 이유를 묻자 당치도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수화기 너머로 손사래를 치는 그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윤석헌 이사장은 1949년 문리과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외교 관료로서 활동해왔다. 카이로 총영사, 주미 공사, 필리핀 대사, 프랑스 대사를 거쳐 1969년부터 74년까지 외무부 차관, 79년부터 81년까지는 주 UN 대표부 대사를 역임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박준규 동문은 1년 선배이고, 학계 원로인 양호민, 임원택 동문이 그의 대학 동기이다. 화려했던 현역 외교관 생활을 접고 외교안보연구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은퇴 후 제2의 인생으로 윤동문은 장학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사실 외교를 알아서 외교관을 한 것도 아니었고… 이미 현직이나 학계에 능력 있는 젊은 인재들이 충분히 많더군요. 그래서 국가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다른 길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게 가장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현재 윤동문은 본교 이외에도 고려대학교와 경기도 안성교육청 관내의 중고등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본인이 보성전문을 다녔던 인연으로, 안성은 고향이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보낸 편지를 읽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자신의 조그만 성의가 많은 후학(後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자체가 보람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번 학기 정민 장학금을 수혜한 이지선씨(외교학과 박사과정)는 “얼굴도 모르는 후배에게 드러나지 않게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며 “주신 분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공부하는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말로 고마움을 대신했다.
앞으로 윤석헌 동문은 장학사업의 확장보다는 내실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얼마나 노력해서 발전시킬지는 당사자가 결정할 부분이지만, 최소한 서울대인에게는 이를 가족과 이웃, 사회와 국가를 위해 활용할 사명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생을 이러한 소명 의식과 함께 한 윤동문의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2007년 6월 서울대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