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소식 |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한 하나되는 노력 (2008.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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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2008-05-08 15:51 조회5,213 댓글0본문
서울대학교는 지난 반세기 동안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대학으로서 위치를 지켜왔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국내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기 때문일까? 대학 내부의 일부 구성원에게서는 과거의 명성만으로 최고의 자리를 지키려는 안일함이 느껴지는 가운데, 일부 지도자들은 서울대학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국익에 반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원인이야 어떻든 서울대학교의 경쟁력은 점진적으로 저하되고 있으며 몇몇 학문 분야에서는 서울대학교가 더 이상 국내 최고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간간이 세간에 회자되기도 하는 실정에까지 이르렀다.
최근 서울대학교는 2025년까지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한다는 `비전 2025'를 발표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단순히 국내 최고의 대학이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해 세계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국제적 경쟁력을 지닌 글로벌 대학을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높은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것만으로 진정한 대학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안정적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서울대학교의 예산은 2006년 7천6백82억원이었다. 같은 해 미국의 하버드대가 2조8천억원, 일본의 동경대가 2조2천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내의 연세대학교도 서울대학교보다 큰 재정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재정수입은 정부지원금, 등록금, 발전기금, 연구비로 구성돼 있다. 국립대의 주 수입원이었던 정부지원금은 서울대학교의 경우 지난 10년간 크게 증액되지 않고 있어 최근에는 대학재정의 4분의 1 정도만을 담당하고 있으며, 등록금과 연구비는 과거 몇 년간 급속히 증가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 규모가 확대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결국 이들 재원들로부터 서울대학교의 개혁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최근 서울대학교는 모금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당 부서의 역량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동문들도 서울대학교의 발전이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이라는 인식 아래 서울대학교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서울대학교 발전기금은 2006년 서울대학교 재정의 8%에 해당하는 규모의 재원을 지원하는 등 점진적으로 그 규모를 늘려 나가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가 진정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글로벌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내에는 서울대학교 발전기금 이외에 단과대학 산하 12개의 교육연구재단․장학재단이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이들 단과대학 재단들의 보유재산은 총 7백50여 억원으로, 이는 서울대학교 발전기금의 보유재산(2천5백89억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현재 재단 내에 전임자를 두고 있는 교육연구재단은 의과대학과 공과대학 정도로 대부분이 부속실 또는 대학 행정실의 교직원이 겸임하고 있는 형태이며, 각 단과대학의 모금활동에 대한 사무직원과 통장관리 수준에서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필자는 하버드대의 모금부서를 방문한 바 있다. 하버드대의 한 해 모금규모는 6천여 억원으로 이를 위해 약 4백여 명의 모금전담 전문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서울대학교 내 모금부서들의 역량은 초보단계일 뿐 아니라 단과대학 중심의 정서로 인해 체계적인 모금활동을 추진하는 게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체계화되지 않은 모금활동은 중복된 모금요청을 야기하고 기부자로 하여금 기부에 대한 피로감을 증대시켜 종국에는 기부규모를 감소시키는 역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통합되지 않은 기부자 관리는 기부자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어렵게 해 장기적으로 대학의 모금역량을 감소시키게 된다. 모금 실무부서에 몸담고 있는 필자에게는 서울대학교에 대한 기부자들의 불만이 이미 부정적인 효과를 발생하는 수준을 넘은 것으로 느껴진다. 보다 큰 재원확보를 위해 서울대학교 전체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일관된 모금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상호간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지금이 바로 서울대학교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을 하느냐 아니면 국내 최고의 대학이라는 과거의 명성에 안주해 경쟁력을 잃어버린 대학으로 남을 것이냐를 결정짓게 될 중요한 시점이며 서울대학교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또한 동문 여러분들이 먼저 서울대학교의 모금캠페인 `비전 2025' 사업에 보다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서울대학교가 미래에도 대한민국 성장의 주 동력원으로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대학으로 변화할 수 있으며, 과거 국민들로부터 얻었던 신뢰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